"매진임박" 10초 만에 주문량 폭증…TV홈쇼핑 좌우하는 '워룸의 마법'

입력 2023-02-14 17:25   수정 2023-02-15 02:16

지난 13일 오후 1시에 찾은 서울 방배동 CJ온스타일 사옥 3층 생방송 부조정실. PD와 상품기획자(MD)가 모여 있는 이곳엔 긴장감이 팽팽했다. 방송이 끝을 향해 달려가자 모니터 앞에 앉은 PD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

“매진 임박을 외쳐달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쇼호스트는 “준비된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문을 서둘러달라”는 멘트를 날렸다. 10초 뒤 실시간 주문량을 집계하는 모니터 속 그래프는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전쟁터처럼 치열한 ‘워룸’
부조정실 왼쪽 구석엔 유리로 된 작은 방(사진)이 있다. 2㎡가 채 안 되는 이 공간은 방송되는 상품을 기획한 MD의 자리다.

전쟁터처럼 치열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워룸(war room)’으로 불린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주문량과 성별·연령별 주문 고객 현황, 재고 수량 등 빅데이터가 이곳으로 모인다.

MD는 워룸 안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PD와 소통하며 재빨리 전략을 세운다. 이날 방송이 시작한 지 10여 분이 지났는데도 주문이 저조해 보이자 김희은 잡화언더웨어 담당 MD(부장)가 바빠졌다.

김 부장은 PD에게 “시청자들이 지루해하는 것 같으니 설명보단 상품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쇼호스트가 멘트를 줄이고, 카메라가 판매 상품인 구두를 클로즈업해서 잡아주자 판매량이 뛰기 시작했다.

생방송이 끝나면 곧바로 성적표가 나온다. 이날 구두와 핸드백을 판매한 40분간의 방송에서 약 1억2000만원의 매출이 나왔다. 김 부장은 “주요 시간대엔 1시간 방송에 7억원이 넘는 매출이 찍히기도 한다”고 했다.
만만치 않은 미디어월 효과
부조정실이 방송을 기획·총괄하는 ‘머리’ 역할을 한다면 스튜디오는 실제로 방송이 이뤄지는 ‘몸통’이다. CJ온스타일은 본사에 규모와 용도가 다른 네 개의 생방송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최초로 모든 스튜디오에 ‘미디어월’도 설치했다. 미디어월은 홈쇼핑 방송의 무대이자 배경 역할을 한다. 종전까지는 연극 무대처럼 목재 세트를 따로 제작해 사용했다. 생방송이 끝나고 다음 생방송으로 넘어갈 때 세트를 움직여 바꾸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방송이 끝나면 폐기해야 하는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미디어월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세트를 움직일 필요 없이 미디어월에 새로운 화면만 송출하면 방송 준비가 끝난다. 방송에 생동감도 더했다. 특히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여행상품 판매 프로그램에서 미디어월이 큰 역할을 한다. 미국 여행상품을 팔 때 나이아가라 폭포 영상을 띄우는 식이다.

CJ온스타일은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면서 홈쇼핑산업 자체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방송 품질을 유지하면서 의류, 리빙 카테고리에서 자체브랜드(PB)를 키워 새로운 먹거리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박종관/안정훈/최해련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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